Column

은하 철도 20x2

NINETWO40 2020. 5. 5. 13:42

 


사람을 나르고 물건을 나르는 길
나에게 많은 시간을 주지만 오히려 이전보다 시간이 부족해진 듯 한 기분이다
많은 시간을 벌었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시간은 현저히 줄었다
걸으면서 느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놓쳤고 내 세상의 반은 작은 핸드폰에 갇혀있다
공연을 보러 가면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꺼내 사진 찍기 바쁘다 
그 순간을 눈으로 담는게 맞을까 아니면 핸드폰에 담아 가끔 보면서 이 순간을 회상하는 게 맞을까
전선으로 연락이 쉬워졌고 이 전보다 헤어짐도 쉬워졌다
마음만 먹으면 어떤 것이든 알아낼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지금
작은 것들과 당연한 것들의 소중함을 잊으면 안될 것 같다
나 또한 누구한테 쉽게 잊혀지는 것이 무섭다
어제 커피숍에서 주문을 받았던 아르바이트생의 얼굴이 기억이 나지 않듯이
내가 기억되고 싶은 욕심을 버려야 하는 걸까
내가 보고 있는 저 철길도 아마 사라질 것이다 
100년 뒤 200년 뒤 누군가가 나를 생각하고 떠올려 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