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VOSTOK(보스토크) 잡지 VOL.20 TWO DOUBLE TWIN

NINETWO40 2020. 6. 2. 04:00

" 그날의 나를 버스정류장에 두고 왔더라면

너한테나 나한테나 못할 짓이었겠지

그런 게 생각난다

나한테 가혹한 너에게

가혹하게 구느라 내가 나를 얼마나 괴롭혔는지

너한테 가혹하게 구는 나한테

심하게 구느라 너는 또 너를 얼마나 괴롭혔을까

그러느라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나를 가끔 떠올린다

살겠다고 꾸역꾸역 돌아와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이를 닦다가 거울을 보는 나는

옷 입는 감을 잃어버린 사람이 되었지만,

네가 했던 이런 말도 떠오른다

넌 참 환하게 웃는다

그래서 알았지

내가 환하게 웃는 사람이라는 걸

나는 너한테 무슨 말을 해줬을까

내가 해준 그 말 때문에 너는 얼마큼 변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을까 "

(잡지 VOSTOK-임승유-나만 알고 지내는 사람 중에서)

 

 

표지가 독특해서 구매해 봤던 VOSTOK VOL.20

(보스토크 VOL.20 TWO DOUBLE TWIN)

이번 호는 "둘"에 관한 특집이었다

잡지 대부분이 사진이 많아서 보기 편했다

그러다가 임승유씨의 나만 알고 지내는 사람이라는 글을 봤는데

마지막 " 내가 해준 그 말 때문에 너는 얼마큼 변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을까 " 이 글이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한 문장으로 사람을 홀릴 수 있구나

연애를 하고 상대방에게 빠졌다가

헤어지고 나서 본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반복

나의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상대방이 좋아져도 내 자신을 그 사람에게 맞추지 않을 수 있을까